그날부터 이상하게 아랫배가 아팠다.
까무룩 잠들다 일어나, 믿기지 않는 현실을 너무 갑작스레 마주했던 탓일까.
당시 공포와 불안으로 쿵쾅댔던 심장이 아랫배에서 박동하는 것처럼 콕콕 쑤셔왔다.
어렴풋 통증의 원인이 짐작됐지만, 나는 내 추측이 맞을지 확인하고 싶었다.
그렇게 난 친구를 따라 여의도로 향했다.
가지각색의 깃발과 형형색색의 응원봉, 그리고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의 인파까지.
어떠한 열기로 가득찬 그곳에서 난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.
나의 통증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. 어쩌면 당연할 수 있고,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것을.
비록 통증은 지금도 흉터처럼 여전히 남아있지만, 그런대로 괜찮았다.
나와 같이 어딘가 콕콕 쑤셨을, 그리고 기꺼이 소리치려는 아주 많은 사람을 보았으니.